작은 벌 한 마리가 세상을 살린다··· 토종벌 명인 김대립
아홉 살 생일, 아버지에게서 토종벌 세 통을 선물 받았다. 그때부터 벌은 친구였고 놀이터였으며, 평생의 연구 대상이 되었다. 중학생 시절 전국 최초로 토종벌 인공분봉법을 개발했고, 이후 여왕벌 대량 증식 기술과 무지개꿀 채취법, 침입벌 퇴치법 등 수많은 기술을 개발하며 토종벌 산업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하지만 그의 삶이 늘 꽃길만은 아니었다. 2010년 전국 토종벌의 98%가 폐사할 정도로 심각했던 낭충봉아부패병 사태. 평생 키워온 벌들의 대부분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병을 연구하고, 여왕벌을 교체하고, 벌통에 출입문을 개발하며 결국 토종벌을 살려냈다. 그리고 그 기술을 자신의 것에만 머물지 않고 전국 농가에 아낌없이 나누었다.
그가 지키는 것은 단순히 벌이 아니다. 토종벌이 살아야 꽃이 살고, 꽃이 살아야 마을이 살아간다는 믿음이다. 그래서 그는 유채꽃과 메밀꽃을 심고, 사람들을 마을로 불러들이고, 후배 양봉인들을 찾아가 자신의 기술을 전수한다. 벌을 키우는 일이 결국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유채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작은 벌 한 마리. 그 벌의 날갯짓 속에는 3대째 이어온 가업과 반세기의 연구, 그리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삶의 철학이 담겨있다.
꽃을 살리고, 벌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길을 묵묵히 걸어온 한 사람.
오늘의 인생내컷은 토종벌과 함께 평생을 살아온 김대립 명인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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