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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잇다: 한·중 현대 미술 작품들의 특별한 만남
인쇄인쇄 확대 축소 좋아요좋아요 75  취재기자 : 이채연, 방송일 : 2022-07-08, 조회 : 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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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시아권이지만 격동의 현대사를 거쳐온 중국의 청·중년 작가들이 시대를 기억하고 표현하는 방식은 한국과는 또 다른 독특한 경향을 보이는데요. 

지역에선 쉽게 만나기 어려운 중국 현대 예술가들의 작품을 동시대 한국 작품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문화 잇다, 이채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작가의 몸이 인간의 형상이 되고, 그 위로 미지의 우주에 신호를 보내는 또 다른 인간이 서 있습니다. 

샤머니즘 사상을 가진 행위예술가 창신(Cang Xin)은 자기 몸을 소재로 보이지 않는 세계와의 연결을 그려냅니다. 

천안문 광장 앞에 엎드려 혀로 땅바닥을 핥는 퍼포먼스로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작가에게 '몸'은 가장 중요한 매개체.

많은 중국 작가들이 이처럼 중국의 산업화 그늘과 여성에 대한 폭력을, 때론 이상화된 미에 대한 저항으로 완벽하지 못한 신체를 보여주기 위해 세상에 몸을 던졌습니다.

15분 동안 작은 스크린에 펼쳐지는 추모의 이야기.

14년 전 쓰촨성 대지진 폐허의 중심에서 숯과 흙을 몸에 바르고 죽은 이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자학적인 퍼포먼스를 기록한 영상 위로, 작가는 묻습니다. 

목격자로서 과거를 잊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코로나19로 교류가 단절된 중국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작업 활동에 제약이 컸던 현대 예술가들이 누구보다 소통을 갈망했을 모습이 떠오릅니다.

◀INT▶한영애/쉐마미술관 큐레이터
"아무래도 퍼포먼스 자체가 직접적인 표현의 방법이다 보니, 사회적인 문제를 표출하는 데 있어서 퍼포먼스가 가장 적당하고 표현의 하나의 방법으로, 수단으로 쓰인 게 아닐까..." 

이런 작품들을 국내로 들여오는 여정 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INT▶한영애/쉐마미술관 큐레이터
"지금 중국 같은 경우에는 아직도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좀 심각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사실 작품 반입도 굉장히 힘들게 진행됐었고..." 

중국 작가들의 작품이 현실 기반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면, 한국 작가들은 어쩌면 난해하고 모호해 보이는 동시대 예술 흐름 속에 '재현'의 대상을 각자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과거 단순한 평면의 기하학적 추상에서 나아가 색을 입히고 회화적 요소를 가미해 3차원적인 그리드를 완성한 회화부터, 

서양의 원근법 질서를 파괴하고 목탄과 숯을 활용해 동양의 비움을 구현해낸 작품.

작가가 본 수많은 풍경 이미지들이 작품이라는 창으로, 나아가 관객들의 기억으로 확대되는 작업에선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현대 예술의 변주를 느낄 수 있습니다. 

◀INT▶박진명/청주 출신 작가 
"제가 봤던 장면들이 제가 아닌 타인들이 봤을 때 느꼈던 감정이, 저랑 분명 다를 거라는 생각이 있거든요. 작품 안에 함축되어 있는 계절의 시간들을 관람객 본인들의 기억이나 잔상으로..."

일본, 인도, 태국, 파리, 네덜란드 등 유럽과 동아시아 작가들과 지난 8년간 교류전을 펼쳐온 청주의 한 미술관이, 올해는 중국 작가 9명과 한국 작가 9명의 작품을 한데 모았습니다.

◀INT▶ 김재관/쉐마미술관장·작가
"청주라는 로컬 문화에 갇혀 있는 미술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소통하는 미술로 어떻게 확산시킬까 하는 걸 늘 고민해왔어요." 

과연 지금 현대 미술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이들 작품이 동시대 미술과 사회에 던지는 다양한 화두에 대해, 한번 고민해보는 건 어떨까요? 

MBC NEWS 이채연입니다. 
영상: 신석호
CG:변경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