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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살리고 싶어요" 아프간 특별기여자의 정착기
인쇄인쇄 확대 축소 좋아요좋아요 172  취재기자 : 이채연, 방송일 : 2022-04-25, 조회 : 1,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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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작전 아프간 특별기여자 일자리 정규직 취업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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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라클 작전'으로 한국 땅을 밟은 아프간 특별기여자들, 전국 각지로 흩어져 일자리를 얻어 홀로서기에 나선 지 두 달째 접어들었는데요.

이들 가운데는 수년간 현지에서 한국인들과 함께 일했던 의사 등 전문 인력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 경력을 살려 취업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인데요. 이채연 기자가 의사 출신 특별기여자 한 명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오전 9시, 검은색 양복을 차려입은 한 외국인이 병원 직원과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섭니다.

아프간 특별기여자 '칼리드' 씨의 첫 출근길입니다.

맨 처음 들른 인사팀 사무실. 한국말로 처음 만나는 동료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SYN▶ 무함마드 칼리드/아프간 특별기여자
"안녕하세요. 의사 칼리드예요. 이 병원에서 새 일자리를 얻었습니다."

정식 근로계약서도 씁니다.

◀SYN▶ 양재혁/베스티안재단 대외협력실장
"칼리드 씨의 업무는 의료 활동을 보조하는 거예요."

전 직원 173명 틈에서 나 홀로 외국인인 칼리드 씨에겐 병원은 친숙한 곳입니다.

수도 카불에 있던 '바그람' 한국 병원에서 5년간 외과 의사로 일했고, 5백여 명의 코로나 환자 치료 경력 등 15년간 의사로서의 삶을 살았습니다.

◀INT▶ 무함마드 칼리드/아프간 특별기여자
"저한테 너무 잘됐죠. 저는 의사기 때문에 병원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바그람 병원 출신 36명 가운데 칼리드 씨처럼 자신의 전공 일터로 취업한 건 단 두 명.

국내 의료법상 국가 시험을 보지 않는 이상 의료분야 자격 인정이 힘든 데다, 당장 생계를 꾸려나가야 하다 보니 칼리드 씨도 이 병원을 오기 전 공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INT▶ 무함마드 칼리드/아프간 특별기여자
"공장에서 일했을 때는 너무 달랐어요. 전기 공구들을 만들었어요. 모든 게 저한테 어려웠어요."

운 좋게 정규직 취업 기회를 얻었지만, 환자들을 직접 치료할 수는 없습니다.

당장 할 수 있는 건 코로나 환자 이송과 외국인 환자 소통 지원 업무.

경력을 살려 첨단의료복합단지에서는 보건복지부의 승인을 얻어 연구개발목적의 의료행위를 할 수 있지만 법적인 절차가 쉽지 않습니다.

◀INT▶ 김경식/베스티안재단 이사장
"(일단) 의료 현장에 들어갈 수 있는 면허증이라는 게 해결돼야 하는데, 간호조무사라든가 간호사라든가 면허증을 딸 수 있는 길들을 모색해보려고..."

특별기여자 78가구 가운데 절반인 42가구는 제조업에, 29가구는 조선업에 취업했고, 전문직은 단 2가구 뿐입니다.

◀전화 INT▶ 손문준/인제의대 일산백병원 교수(전 바그람 한국병원장)
"우리나라가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것만큼 국가 위상이 올라가는데 그 시스템이 안 되어 있다는 것을 이 친구들을 통해서 깨닫게 된 거죠."

아프간 특별기여자 정착 반년, 제2의 고향으로 거듭날 한국에서 성공적인 홀로서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MBC NEWS 이채연입니다.
영상: 김병수